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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COLLAPSE - 22th 최은경 개인전
· 작성자 ekchoi  
· 글정보 Hit : 3820 , Vote : 560 , Date : 2007/10/20 15:13:27 , (3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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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1 (Sat.) ---2008.1.06
Opening Reception: 2007.12.1 Sat. p.m.4
Exhibition Venue : Gallery William Morris, 헤이리 예술단지, 파주
                                                           2007년 12월

한길사 창립 31주년 기념 기획
최은경 ‘Collapse'

2007. 12. 1 ~ 2008. 1. 6
갤러리 윌리엄 모리스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예술마을 헤이리 1652-136 T.031-949-9305 www.heyribookhouse.co.kr
갤러리 윌리엄 모리스 큐레이터 노은정(031-955-2041/ achimi95@naver.com)
큰 이미지는 한길아트 웹하드 (ID:hangilsa/ password:1234->내리기 전용->gallery 폴더)에 있습니다.
1. 최은경 ‘Collapse'

현실과 이상의 간극에 대한 은유적 소고
스무 살이 갓 넘은 학생 한 명이 조그만 상자를 조심스레 건넨다. 사람 얼굴 모양의 초콜릿이다. 소조 실력이 좋다는 그 아이는 초콜릿으로 자신의 얼굴 형태를 만들어 교수님 그리고 친구들에게 선물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초콜릿을 먹는 그녀는 다른 사람들도 살면서 스트레스를 받을 테니 이 초콜릿으로 잠시나마 기분이 좋아지길 바란단다. 마음이 예쁘다. 하지만 단순히 만들어 선물하는 것으로 그치지 말고 왜 자신의 얼굴인지 생각해 보라 한다. 그리고 가까운 곳에서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시는 분들, 청소 아줌마, 관리 아저씨 등에게도 건네라 한다.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는 것과 자신의 삶 속에서 작품의 개념을 잡으라는 것, 지극히 기본적이고 당연한 사실, 하지만 실제로는 잘 지켜지지 않는 이것이 작가 최은경이 학생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이다.  

물 위에 책이 떠 있다. 스테인리스로 만들어진 책은 정확히 절반으로 나뉘어 하늘을 향해 활짝 펼쳐져 있다. 책 위로 눈이 내린다. 빗방울도 떨어지고 낙엽도 뒹군다. 원래 책은 하늘과 구름을 비추고자 만들어졌다. 하지만 책을 둘러싸고 있는 벽이 높아 책에는 하늘대신 벽이 비친다. 현실은 언제나 이렇게 이상을 조금씩 빗겨 간다. 파주 한길사 사옥에 위치한 최은경의 책 조각은 인간이 살아가면서 마주칠 수밖에 없는 현실과 이상의 간극을 은유적으로 보여 준다.

작가 최은경은 2000년 경 부터 자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책으로, 정확히 말하자면 책의 형태를 빌려 해왔다. 그 안에 담긴 내용과 만들어지는 과정, 만드는 사람의 손길을 생각할 때 책은 고귀하고 아름답다. 하지만 그가 만든 책은 책의 소중함과 가치를 일깨우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변질된 지식인을 은유한다. 책은 높은 지성과 교양의 산물로 여겨지며, 용맹, 정의, 겸손, 정직 등을 가르치지만 세상은 책이 주는 삶의 지혜대로 움직이지 않으며 인간들 또한 책이 가르쳐 준대로 행동하지 않는다. 최은경의 책 조각은 정의롭지도, 공평하지도 않은 이 세상에 그리고 인간에게 다시 한 번 자신을 되돌아볼 것을 권고하는 무언의 메시지이다.

책으로 지나온 삶을 되돌아 보다
유리나 스테인리스 등 투명하거나, 반사되어 이미지를 그대로 흡수하는 재료로 만들어진 책은 관객을 비추며 그들에게 자신을 돌아보라고 말한다. 흙으로 만들어진 책은 열로 인해 내용이 지워지고 형태가 모두 뭉개졌다. 이는 인류 문명의 상징인 문자가 사라지면 혹시 순수했던 태초의 상태로 돌아갈 수 있을까, 이 세상이 변할 수 있을까 하는 조그마한 바람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거짓말(Lies), 정의(Justice), 성과 속(The Sacred and the Profane)등 책의 제목으로 쓰인 단어들은 그가 의심하고 비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보여 준다.

2000년 초반 그는 책 조각과 함께 새로운 사물을 등장시킨다. 바로 사슴, 치타 같은 동물들이다. 이는 당시 그의 마음 상태, 그가 처한 상황, 고민하고 있는 지점이 무엇인지를 잘 말해주는 사물들이다. 2004년 한길 아트 스페이스에서 열렸던 제18회 개인전 ‘BOOKS & WILD ANIMALS’전에는 치타가 등장한다. 치타는 가장 빠른 야생 동물이지만 생존을 위해 자신에게 필요한 양 만큼만 사냥을 하는 동물이라 한다. 배가 불러도 사냥거리가 있으면 사냥을 그치지 않는 여타의 다른 동물들과 다른 것이다. 그런 치타와 인간 지성의 최고 산물이라 일컬어지는 책을 같이 놓음으로써 그는 이성을 가진 인간, 문명화된 인간의 이면을 비춘다. 경쟁심에 취해 남을 짓밟고, 가지면 가질수록 더욱 많이 바라는 인간의 끝없는 탐욕과 이기심을 치타에 빗대어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 잠시 그는 자신에게 너그러이 용서하는 마음이 없는 것이 아닌가, 자신이 너무 세상을 비판만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며 ‘용서(Forgiveness)’라는 주제로 전시를 열기도 했다. 이 전시에 등장하는 사슴은 무언가를 소유하려고 발버둥치지 않고 먼 곳을 조용히 응시하는 자태와 고고함을 보이는데 이는 여유로움과 너그러운 용서의 상징이다. 사슴의 몸에 비치는, 책의 제목 ‘엄마(Mother)’ 또한 조건 없고 대가없는 사랑과 용서를 상징하는 또 다른 말이다. 이렇게 세상과 화해를 청했지만 결국 그는 완전한 용서에 다다르지 못했음을 고백한다. 어쩌면 세상에게 받은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 상처를 준 대상을 완전히 용서해가는 과정이 바로 그가 작업을 하는 여정인지도 모른다.

태초에 하나님이 있었다 해도 결국 지금의 세상은 인간들이 만든 세상이다. 그리고 작품은 작가가 세상에 던지는 이야기이다. 결국 작가의 작품은 세상을 움직이는 인간들을 향한 작가의 외침이며 결국 자기 자신에게 던지는 외침이기도 하다. 이상과 현실의 간극에서 오는 괴리감은 인간이 감내해야 할 숙명과도 같은 것이다. 그것을 아는 그지만 그래도 그는 여전히 지켜야 할 무언가가 남아 있음을, 조금 더 나은 세상이 되기를 자신의 작품으로 소리쳐 이야기하는 듯하다.

또 다른 희망을 이야기하는 최은경의 'Collapse'전
* 2003년 2004년에 이어 2007년 겨울 최은경은 헤이리 북뮤지엄 윌리엄 모리스에서 제22회 개인전을 연다. 한길사 창립 31주년에 맞춰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 그는 아이러니하게도 인간 문명의 상징물이 모두 쓰러져 버린 폐허를 조형 설치물로 보여준다. 철로 만들어진 시계, 책, 기둥은 거대하고 육중하게 느껴지는데 무게만 해도 200㎏에 달한다. 하얗고 매끈한 설치물들은 온전히 있어야 할 자리를 벗어나 바닥에 쓰러져 있다. 책 위에 책이 쓰러지고 기둥은 시계 위로 무너졌다. 책에 가려진 시계는 멈췄고 굳게 닫힌 책장은 더 이상 시대의 역사를 기록하지 않는다. 흡사 과거 찬란한 문명을 자랑했던 한 사회가 일시에 멸망해 버린 모습의 단편을 보는 듯 하다. 작가 최은경은 이 모습을 통해 진정성이 사라진 이 시대 과연 우리에게 남은 것은 무엇인가,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는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던진다. 하지만 그는 결코 완전한 멸망을 이야기하지는 않으니…… 조각ㆍ영상ㆍ음악이 한데 어우러져 책의 장인 윌리엄 모리스를 기리는 아름다운 집에서 반어적으로 울려 퍼지는 묵언의 메시지, 그 속에 숨어 있는 희망의 불씨를 확인하는 것은 관객의 몫이다. 2007년 겨울, 작가 최은경이 풀어놓는 삶의 이야기는 폐허 속에서 피는 한 송이 꽃과 같이 소중하고 아름답다.  
(인터뷰ㆍ글: 갤러리 윌리엄 모리스 큐레이터 노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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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nd of Absence - 23th 최은경 개인전, Beijing, Ch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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